간접광고 PPL 알고보니 이런 것까지

길거리를 걷다보면 하루에 한번은 만나는 이들이 있다.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는 사람들.

TV를 보다보면 한 드라마에서 한번 이상은 마주친다. 바로 제품 간접광고라 불리우는 PPL(Product Placement)이 그것.

얼마전 MBC 일일극 ‘압구정 백야’의 뜬금없는 열매 농축액 칭찬이 화제였다. 장화엄(강은탁)은 보조작가인 백야(박하나)에게 “이거 먹으면 멀쩡하다. 일부러 가지고 왔다”며 열매 농축액이 담긴 작은 단지를 내밀었다. “이상한 맛 아니냐” “남자들이 먹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표하는 백야에게 장화엄은 제품의 성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런 거라도 먹고 병원 안가고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지 않겠나”며 “굳으니까 냉장고에 넣지 마라”고 주의까지 줬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특정 제품에 대한 노골적인 PPL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되어버렸다.

광고인지 아닌지 헷갈릴 만큼 자연스러운 PPL도 있지만 ‘압구정 백야’처럼 극의 흐름을 깨는 PPL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제작사가 PPL을 거부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PPL시장 얼마나 커졌나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16부작 현대극의 회당 제작비는 3억~4억원 선. 그 중 지상파 방송사가 지급하는 제작비는 실제 제작비의 50%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2억 원 안팎이다. 나머지는 해외 판매 외에 각종 제작 지원 등 PPL을 통해 충당된다. 해외 판권액은 유동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외주 제작사들의 믿을 구석은 PPL밖에 없다.

프로그램에서 특정 상품을 보여주는 PPL이 2010년 합법화된 후 지상파 간접광고 시장은 5년간 10배 이상 성장했다. 주문형비디오(VOD)와 인터넷TV(IPTV) 등을 통해 프로그램 광고를 건너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간접광고는 제작비 충당을

위한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구가의서/2015-03-19(한국스포츠경제)

최근에는 브랜드 로고를 가리는 협찬과 노골적인 간접광고를 묶어서 판매한다. 지난해 방송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장혁은 샴푸 광고를 찍기 싫어하는 여배우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며 “3대째 내려오는 장인의 손길을 상한 머릿결 모근 끝까지”라고 설명했다. 협찬사 제품이 소품으로 등장한 이 장면은 5분이 넘도록 이어졌다. 2012년 KBS ‘빅’은 국정감사에서 ‘간접광고 7000만 원, 협찬 6000만 원, 간접광고로 상품 노출 5회, 협찬에 따른 노출 5회’라는 특정 업체의 계약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보고서 ‘간접광고 도입 등에 따른 협찬제도의 효과적 규제방안 연구’에 따르면 방송 횟수가 많은 주말드라마는 7억∼8억 원, 미니시리즈는 5억 원까지 제작비를 지원받는다. 간접광고를 전제로 한 액수다.

간접광고는 해외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간접광고 비용은 전년 대비 11.7% 늘어난 82억5000만 달러(약 9조1000억 원)였고, 2016년에는 이 금액의 두 배 가까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옥정

장옥정/2015-03-19(한국스포츠경제)

▲PPL 이런 거 까지 한다

이러다보니 현대적인 물품 협찬이나 광고가 힘든 사극에서도 각종 묘수가 나오고 있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에서는 저자거리 한 푸줏간 간판에 ‘목우촌’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는 웃지못할 장면이 나왔다.

판타지 사극 MBC‘구가의 서’에서는 웅진식품 ‘발삼(醱蔘)’ PPL 화제였다.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넘어온 최강치(이승기)가 ‘발효홍삼액 진’ 제품을 마시는 장면과 환생한 공달선생이 발효홍삼의 개발자가 되어 ‘발효홍삼정’ 제품을 들고 잡지 광고에 등장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MBC ‘아랑사또전’에서는 보쌈업체 놀부보쌈이 PPL을 했다. 극 중 유난히 보쌈을 먹는 장면이 많았던 무당 황보라는 최종회에서 놀부보쌈 캐릭터를 간판에 걸고 보쌈 집을 개업했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PPL이 필수가 된 요즘 제품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낼 수 있느냐도 연출가와 작가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며 “다만 쪽대본으로 드라마를 찍고 시청률에 따라 광고 청약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제작시스템에서 자연스러운 간접 광고가 힘든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Publish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