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광고, ‘광고형 기사’ 논란 넘어서려면

지난 8월20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콘텐츠 마케팅의 검증된 미래 : 네이티브 애드’ 콘퍼런스를 열었다. 500명 정도가 들어올 수 있는 콘퍼런스 홀을 가득 채우고 뒤에 의자를 추가로 두고 앉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물론 콘퍼런스의 초점은 ‘네이티브 광고’가 아니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이렇게 네이티브 광고를 잘 만들어요’ 였지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네이티브 광고’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아직 국내에서 ‘네이티브 광고’라고 불릴 수 있는 광고 콘텐츠가 제작된 적은 많지 않다. 그나마 <ㅍㅍㅅㅅ>,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 신생매체에서 네이티브 광고를 적극적으로 집행한다. 모바일 광고가 부상하고 있고, 배너 광고의 효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네이티브 광고? 애드버토리얼?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결국, 애드버토리얼이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제목에 혹해서 들어갔더니 스폰서 콘텐츠라는 표시가 자그맣게 떠 있다.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리스티클 콘텐츠인 줄 알았더니 마지막에는 브랜드 이름과 링크가 나온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달갑잖은 시선도 크다.

애드버토리얼 업체를 애드버토리얼로 홍보하고 있다

더 읽어보세요!

‘네이티브 광고’, 언론의 ‘떳떳한 돈줄’ 될까

애드버토리얼은 돈을 주고 산 기사를 말한다. 광고란에 실린 단순 기사 포맷의 광고인 ‘기사형 광고’와는 다르다. 협찬의 여부를 명시하지 않고 기사면에 실린 광고이며, 협찬 기사라고도 한다. 포털에서 ‘애드버토리얼’을 검색하고, 특정 PR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애드버토리얼을 실어주는 언론사들이 나열돼 있다. 40만 원을 내면 3-4개의 언론사 이름으로 기사가 나가고 포털에도 올라간다. 100만원을 내면 주요 언론사 3곳의 이름으로 나간다. 매체마다 가격은 좀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홈페이지만 봐도 공공연하게 광고하고 있는 내용이다. PR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애드버토리얼의 실제 사례-언론사의 이름으로 발행된 기사-들도 볼 수 있다. 기자 이름도 붙어있다. 칼럼형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공공연하게 기사가 광고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제시한다. 많은 언론사가 신뢰를 팔아서 장사하는 중이다.

한 PR회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언론사별 애드보토리얼 집행 가격표.

네이티브 광고는 협찬 여부를 명시한다는 점에서 애드버토리얼과 구분된다. 네이티브 광고는 보통 ‘콘텐츠 가치를 지닌 기사형 광고’로 풀이된다. 기존의 애드버토리얼이 기사인 척 위장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네이티브 광고의 핵심은 콘텐츠 가치다. 콘텐츠 가치가 있는 광고는 이용자의 자발적 공유와 확산을 통해 유통된다.

네이티브 광고와 애드버토리얼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는 ‘협찬 여부의 명시’다. 그러나 ‘협찬 여부의 명시’는 광고효과에 대한 고민과 맞물리면서 흐릿해진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가 충분히 광고임을 밝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65.9%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네이티브 광고가 독자들에게 광고와 기사를 구분함에 있어 혼동을 준다’ 고 답한 응답자도 80%였다.

외신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는 지난 1월 델과의 제휴로 만들어진 네이티브 광고에서는 브랜드 페이지가 상 하단에 두 번 등장하지만, 쉐브론과의 네이티브 광고는 브랜드 크기는 물론 기사와 광고의 구분선이 많이 줄어들었다.  <버즈피드>도 네이티브 광고를 구분하는 옅은 노란색 바탕을 첫 화면에서 제거했다.

페이스북 ’72초TV’

광고도 콘텐츠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 언론사에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는 콘텐츠 경쟁력이다. 더 좋은 뉴스를 만드는 것을 넘어 다른 영역의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도 경쟁력을 가져야 생존할 수 있다. 네이티브 광고도 매체가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흐름의 일환에서 등장한 광고형식이다. 매체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의 공유효과를 노리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콘텐츠 경쟁력’을 내세워야 하는 네이티브 광고를 두고 언론사의 신뢰문제가 불거진다는 것은 여전히 네이티브 광고가 매체에 대한 신뢰의 일부를 밑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6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신뢰를 밑천 삼는 네이티브 광고 전략은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기사라고 읽었는데 광고일 경우, 속았다는 기분이 들 것 같다’는 답변은 77%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네이티브 광고는 광고임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기업의 협찬을 받았다고 분명하게 밝히면 네이티브 광고는 문제없다’는 답변이 각 76.1%와 68.5%로 나타나 협찬 여부를 명확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네이티브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이슈 1권 8호

최근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브랜드를 명확하게 노출하면서 콘텐츠 가치를 유지하는 방법을 택한다. 72초TV의 첫 협찬 콘텐츠는 시작부터 광고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 광고 콘텐츠의 재생횟수는 8월26일 기준 재생 6만, 공유 341건, 좋아요 3천 여건을 받았다. 72초 TV의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도 전혀 낮지 않은 확산력을 보였다. 댓글에서도 ‘잘 만들었다’ 나 ‘거부감이 없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성지환 72초TV 대표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광고인 듯 광고 아닌 듯 하는 콘텐츠는 지양한다”라며 “대놓고 광고라고 밝히면서도 72초 콘텐츠화시킬 수 있는 것을 시도할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솔직하게 광고임을 밝히면서 경쟁력을 가지는 전략이 효과를 얻은 셈이다.

페이스북에서 많은 팬을 확보한 ‘반도의흔한애견샵알바생’ 역시 브랜드를 명확하게 노출하고 광고를 찍는다. 샴푸광고는 재생 44만 회, 좋아요 8400여건, 공유 440회를 기록했고, 필링젤 광고 역시 재생 29만 회, 좋아요 약 6863건, 공유 127회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네이티브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이슈 1권 8호

이런 사례들은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싼 논점은 거부감 축소가 아니라 거부감 극복으로 이동해야 함을 보여준다. 즉, 광고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 제고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스토리텔링에 주력하는 콘텐츠 마케팅이나 브랜드 저널리즘의 부상도 결국 광고 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를 보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0%에 달했고, ‘신뢰할 만하다’거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도 60%를 넘는다. 배너 광고 대신에 네이티브 광고를 게재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도 59.1%에 이른다.

네이티브 광고의 경쟁력 제고는 브랜드 노출 범위의 조정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서 얻을 수 있다. 민노 <슬로우뉴스>편집장은 (최소한 언론윤리를 지키고, 네이티브 광고의 내용이 매체의 정체성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싸고 광고냐 기사냐의 논의는 중요하지 않다” 라며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고 말했다.

<ㅍㅍㅅㅅ>의 이승환 대표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네이티브 광고의 성격과는 무관하게, 현실적으로 광고주에게 중요한 건 영업력이나 PV 등의 요소다” 라고 말했다. 아직은 광고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 외의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네이티브 광고 제작 능력을 위주로 평가하는)때가 되면 아마도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이다” 라며 “매체에서 직접 제작이 아닌 제작 전문사가 뜨는 케이스도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Publish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