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광고, ‘광고형 기사’ 논란 넘어서려면

지난 8월20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콘텐츠 마케팅의 검증된 미래 : 네이티브 애드’ 콘퍼런스를 열었다. 500명 정도가 들어올 수 있는 콘퍼런스 홀을 가득 채우고 뒤에 의자를 추가로 두고 앉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물론 콘퍼런스의 초점은 ‘네이티브 광고’가 아니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가 이렇게 네이티브 광고를 잘 만들어요’ 였지만,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네이티브 광고’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아직 국내에서 ‘네이티브 광고’라고 불릴 수 있는 광고 콘텐츠가 제작된 적은 많지 않다. 그나마 <ㅍㅍㅅㅅ>,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등 신생매체에서 네이티브 광고를 적극적으로 집행한다. 모바일 광고가 부상하고 있고, 배너 광고의 효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네이티브 광고? 애드버토리얼?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결국, 애드버토리얼이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제목에 혹해서 들어갔더니 스폰서 콘텐츠라는 표시가 자그맣게 떠 있다.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리스티클 콘텐츠인 줄 알았더니 마지막에는 브랜드 이름과 링크가 나온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달갑잖은 시선도 크다.

애드버토리얼 업체를 애드버토리얼로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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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티브 광고’, 언론의 ‘떳떳한 돈줄’ 될까

애드버토리얼은 돈을 주고 산 기사를 말한다. 광고란에 실린 단순 기사 포맷의 광고인 ‘기사형 광고’와는 다르다. 협찬의 여부를 명시하지 않고 기사면에 실린 광고이며, 협찬 기사라고도 한다. 포털에서 ‘애드버토리얼’을 검색하고, 특정 PR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애드버토리얼을 실어주는 언론사들이 나열돼 있다. 40만 원을 내면 3-4개의 언론사 이름으로 기사가 나가고 포털에도 올라간다. 100만원을 내면 주요 언론사 3곳의 이름으로 나간다. 매체마다 가격은 좀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홈페이지만 봐도 공공연하게 광고하고 있는 내용이다. PR업체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애드버토리얼의 실제 사례-언론사의 이름으로 발행된 기사-들도 볼 수 있다. 기자 이름도 붙어있다. 칼럼형식으로 나오기도 한다. 공공연하게 기사가 광고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제시한다. 많은 언론사가 신뢰를 팔아서 장사하는 중이다.

한 PR회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언론사별 애드보토리얼 집행 가격표.

네이티브 광고는 협찬 여부를 명시한다는 점에서 애드버토리얼과 구분된다. 네이티브 광고는 보통 ‘콘텐츠 가치를 지닌 기사형 광고’로 풀이된다. 기존의 애드버토리얼이 기사인 척 위장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네이티브 광고의 핵심은 콘텐츠 가치다. 콘텐츠 가치가 있는 광고는 이용자의 자발적 공유와 확산을 통해 유통된다.

네이티브 광고와 애드버토리얼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는 ‘협찬 여부의 명시’다. 그러나 ‘협찬 여부의 명시’는 광고효과에 대한 고민과 맞물리면서 흐릿해진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가 충분히 광고임을 밝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65.9%의 응답자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네이티브 광고가 독자들에게 광고와 기사를 구분함에 있어 혼동을 준다’ 고 답한 응답자도 80%였다.

외신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다. 예컨대 <뉴욕타임스>는 지난 1월 델과의 제휴로 만들어진 네이티브 광고에서는 브랜드 페이지가 상 하단에 두 번 등장하지만, 쉐브론과의 네이티브 광고는 브랜드 크기는 물론 기사와 광고의 구분선이 많이 줄어들었다.  <버즈피드>도 네이티브 광고를 구분하는 옅은 노란색 바탕을 첫 화면에서 제거했다.

페이스북 ’72초TV’

광고도 콘텐츠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 언론사에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는 콘텐츠 경쟁력이다. 더 좋은 뉴스를 만드는 것을 넘어 다른 영역의 콘텐츠와 비교했을 때도 경쟁력을 가져야 생존할 수 있다. 네이티브 광고도 매체가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는 흐름의 일환에서 등장한 광고형식이다. 매체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의 공유효과를 노리는 게 목적이다. 그러나 ‘콘텐츠 경쟁력’을 내세워야 하는 네이티브 광고를 두고 언론사의 신뢰문제가 불거진다는 것은 여전히 네이티브 광고가 매체에 대한 신뢰의 일부를 밑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6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신뢰를 밑천 삼는 네이티브 광고 전략은 자칫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기사라고 읽었는데 광고일 경우, 속았다는 기분이 들 것 같다’는 답변은 77%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네이티브 광고는 광고임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기업의 협찬을 받았다고 분명하게 밝히면 네이티브 광고는 문제없다’는 답변이 각 76.1%와 68.5%로 나타나 협찬 여부를 명확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은 네이티브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이슈 1권 8호

최근 디지털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브랜드를 명확하게 노출하면서 콘텐츠 가치를 유지하는 방법을 택한다. 72초TV의 첫 협찬 콘텐츠는 시작부터 광고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 광고 콘텐츠의 재생횟수는 8월26일 기준 재생 6만, 공유 341건, 좋아요 3천 여건을 받았다. 72초 TV의 다른 콘텐츠와 비교해도 전혀 낮지 않은 확산력을 보였다. 댓글에서도 ‘잘 만들었다’ 나 ‘거부감이 없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다.

성지환 72초TV 대표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우선 광고인 듯 광고 아닌 듯 하는 콘텐츠는 지양한다”라며 “대놓고 광고라고 밝히면서도 72초 콘텐츠화시킬 수 있는 것을 시도할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솔직하게 광고임을 밝히면서 경쟁력을 가지는 전략이 효과를 얻은 셈이다.

페이스북에서 많은 팬을 확보한 ‘반도의흔한애견샵알바생’ 역시 브랜드를 명확하게 노출하고 광고를 찍는다. 샴푸광고는 재생 44만 회, 좋아요 8400여건, 공유 440회를 기록했고, 필링젤 광고 역시 재생 29만 회, 좋아요 약 6863건, 공유 127회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네이티브광고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이슈 1권 8호

이런 사례들은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싼 논점은 거부감 축소가 아니라 거부감 극복으로 이동해야 함을 보여준다. 즉, 광고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 제고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스토리텔링에 주력하는 콘텐츠 마케팅이나 브랜드 저널리즘의 부상도 결국 광고 자체의 경쟁력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네이티브 광고를 보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0%에 달했고, ‘신뢰할 만하다’거나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도 60%를 넘는다. 배너 광고 대신에 네이티브 광고를 게재하는 것에 찬성하는 비율도 59.1%에 이른다.

네이티브 광고의 경쟁력 제고는 브랜드 노출 범위의 조정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의 경쟁력을 높여서 얻을 수 있다. 민노 <슬로우뉴스>편집장은 (최소한 언론윤리를 지키고, 네이티브 광고의 내용이 매체의 정체성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조건이라면) “네이티브 광고를 둘러싸고 광고냐 기사냐의 논의는 중요하지 않다” 라며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고 말했다.

<ㅍㅍㅅㅅ>의 이승환 대표는 <블로터>와의 인터뷰에서 “네이티브 광고의 성격과는 무관하게, 현실적으로 광고주에게 중요한 건 영업력이나 PV 등의 요소다” 라고 말했다. 아직은 광고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 외의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네이티브 광고 제작 능력을 위주로 평가하는)때가 되면 아마도 콘텐츠 기획-제작 능력에 좀 더 무게가 실릴 것이다” 라며 “매체에서 직접 제작이 아닌 제작 전문사가 뜨는 케이스도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드라마 간접광고, 이젠 대놓고 ‘직접광고’

<최고다 이순신>(한국방송2·왼쪽 사진), <백년의 유산>(문화방송·오른쪽)
서울 YMCA 12개 드라마 분석
평균 10개 업체가 제작비 지원
상호 노출·홍보성 대사 빈번해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스비에스)의 한 장면. 수하(이종석)가 혜성(이보영)이 지닌 삼성전자의 최신형 휴대폰을 뺏어 도연(이다희)에게 대신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드라마의 현재 시점은 2012년이다. 2012년에 2013년 휴대폰을 사용했다고? 간접광고는 시대도 거스르게 만든다.서울와이엠시에이(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8일 시청률 20위 이내 지상파 3사 드라마 12개를 대상으로 한 간접광고 모니터링(3월25일~4월7일) 결과를 발표했다. 1970년대가 배경인 <삼생이>(한국방송 2·종영)를 제외하고, 제작비를 직접 대는 제작 지원 업체가 드라마당 평균 10개에 달했다. 장소와 물품 등의 협조·협찬 업체는 제외한 수치다. 모든 드라마에서 의류·구두·가방·휴대폰·자동차 등의 피피엘(PPL: 영화나 드라마 화면에 상품을 배치하는 것)은 빠지지 않았다.조사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업체명이나 제품이 ‘간접적’으로가 아니라 ‘직접적’으로 노출됐다. <최고다 이순신>(한국방송2·왼쪽 사진)에서는 주요 배경으로 연예기획사와 이탈리안 음식점, 아웃도어 매장이 나오면서 상호가 그대로 방송되고 있다. <백년의 유산>(문화방송·오른쪽)에서는 식품회사 오뚜기의 업체명과 ‘컵누들’ 제품이 수시로 나왔다. <당신의 여자>(에스비에스)나 <오자룡이 간다>(문화방송)도 음식 프랜차이즈 업체 이름이 곳곳에 등장한다.

광고 효과를 높이려고, 극 전개와는 상관없는 엉뚱한 설정이나 불필요한 장면, 홍보성 대사도 수시로 등장했다. <야왕>(에스비에스)에서는 백도경(김성령)이 뜬금없이 죽은 아들의 모교를 찾아 신발을 기부했고, 석수정(고준희)의 취업 인터뷰 장소는 회사가 아니라 카페였다. <최고다 이순신>에서는 유신(유인나)이 가족들에게 봄옷을 선물한다면서 브랜드명이 노출된 매장으로 함께 가 옷을 고른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같이 이번 조사에서는 빠졌지만,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스비에스)에서는 조선시대 장터에 농협 축산물 브랜드인 ‘목우촌’이라는 한글 간판이 등장해 실소를 자아냈다.간접광고 심의 규정 위반으로 지상파 3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건수는 2011년 14건, 2012년 17건이다. 올해 상반기 제재 건수는 33건으로 증가세가 뚜렷하다. 외주 제작이 관행화하면서 부족한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한 간접광고가 만연한 것이다.방송법 시행령은 상품 노출 시간이 프로그램 시간의 100분의 5, 크기는 전체 화면의 4분의 1을 넘어서는 안된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서울와이엠시에이 시청자시민운동본부는 “드라마의 기획부터 내용까지 광고주에게 좌지우지되며 상업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규정을 보완하고, 시청자들이 간접광고와 협찬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보 제공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접광고 PPL 알고보니 이런 것까지

길거리를 걷다보면 하루에 한번은 만나는 이들이 있다.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는 사람들.

TV를 보다보면 한 드라마에서 한번 이상은 마주친다. 바로 제품 간접광고라 불리우는 PPL(Product Placement)이 그것.

얼마전 MBC 일일극 ‘압구정 백야’의 뜬금없는 열매 농축액 칭찬이 화제였다. 장화엄(강은탁)은 보조작가인 백야(박하나)에게 “이거 먹으면 멀쩡하다. 일부러 가지고 왔다”며 열매 농축액이 담긴 작은 단지를 내밀었다. “이상한 맛 아니냐” “남자들이 먹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표하는 백야에게 장화엄은 제품의 성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런 거라도 먹고 병원 안가고 사는 게 최고의 행복이지 않겠나”며 “굳으니까 냉장고에 넣지 마라”고 주의까지 줬다.

이처럼 드라마에서 특정 제품에 대한 노골적인 PPL은 이미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장면이 되어버렸다.

광고인지 아닌지 헷갈릴 만큼 자연스러운 PPL도 있지만 ‘압구정 백야’처럼 극의 흐름을 깨는 PPL도 부지기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제작사가 PPL을 거부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PPL시장 얼마나 커졌나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 따르면 16부작 현대극의 회당 제작비는 3억~4억원 선. 그 중 지상파 방송사가 지급하는 제작비는 실제 제작비의 50%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 대부분 2억 원 안팎이다. 나머지는 해외 판매 외에 각종 제작 지원 등 PPL을 통해 충당된다. 해외 판권액은 유동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외주 제작사들의 믿을 구석은 PPL밖에 없다.

프로그램에서 특정 상품을 보여주는 PPL이 2010년 합법화된 후 지상파 간접광고 시장은 5년간 10배 이상 성장했다. 주문형비디오(VOD)와 인터넷TV(IPTV) 등을 통해 프로그램 광고를 건너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간접광고는 제작비 충당을

위한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구가의서/2015-03-19(한국스포츠경제)

최근에는 브랜드 로고를 가리는 협찬과 노골적인 간접광고를 묶어서 판매한다. 지난해 방송된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에서 장혁은 샴푸 광고를 찍기 싫어하는 여배우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며 “3대째 내려오는 장인의 손길을 상한 머릿결 모근 끝까지”라고 설명했다. 협찬사 제품이 소품으로 등장한 이 장면은 5분이 넘도록 이어졌다. 2012년 KBS ‘빅’은 국정감사에서 ‘간접광고 7000만 원, 협찬 6000만 원, 간접광고로 상품 노출 5회, 협찬에 따른 노출 5회’라는 특정 업체의 계약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보고서 ‘간접광고 도입 등에 따른 협찬제도의 효과적 규제방안 연구’에 따르면 방송 횟수가 많은 주말드라마는 7억∼8억 원, 미니시리즈는 5억 원까지 제작비를 지원받는다. 간접광고를 전제로 한 액수다.

간접광고는 해외에서도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2년 전 세계 간접광고 비용은 전년 대비 11.7% 늘어난 82억5000만 달러(약 9조1000억 원)였고, 2016년에는 이 금액의 두 배 가까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옥정

장옥정/2015-03-19(한국스포츠경제)

▲PPL 이런 거 까지 한다

이러다보니 현대적인 물품 협찬이나 광고가 힘든 사극에서도 각종 묘수가 나오고 있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에서는 저자거리 한 푸줏간 간판에 ‘목우촌’이라는 글귀가 새겨져있는 웃지못할 장면이 나왔다.

판타지 사극 MBC‘구가의 서’에서는 웅진식품 ‘발삼(醱蔘)’ PPL 화제였다. 조선시대에서 현대로 넘어온 최강치(이승기)가 ‘발효홍삼액 진’ 제품을 마시는 장면과 환생한 공달선생이 발효홍삼의 개발자가 되어 ‘발효홍삼정’ 제품을 들고 잡지 광고에 등장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MBC ‘아랑사또전’에서는 보쌈업체 놀부보쌈이 PPL을 했다. 극 중 유난히 보쌈을 먹는 장면이 많았던 무당 황보라는 최종회에서 놀부보쌈 캐릭터를 간판에 걸고 보쌈 집을 개업했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PPL이 필수가 된 요즘 제품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극에 녹여낼 수 있느냐도 연출가와 작가의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다”며 “다만 쪽대본으로 드라마를 찍고 시청률에 따라 광고 청약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제작시스템에서 자연스러운 간접 광고가 힘든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 어디까지 공짜일까? 연예인 협찬학 개론

광고를 위한 철저한 계약부터 홍보를 위한 전략적인 윈윈 관계 그리고 유명세를 이용한 노골적인 할인 요구까지, 연예인 협찬의 세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들만의 공짜 세상, ‘그공사’로 들어가보자.


대체 어디까지 공짜일까? 연예인 협찬학 개론

“협찬! 끝은 없는 거야~”
상상을 뛰어넘는 협찬 범위

‘무엇이 협찬일까?’, ‘어디까지가 협찬일까?’ 하는 질문처럼 우문이 또 있을까. ‘에이, 설마!’ 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 연예인 협찬의 범위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일 수밖에 없다. 보통 의류나 구두, 액세서리와 같은 패션 잡화나 메이크업, 헤어 등을 담당하는 뷰티숍 그리고 헬스 트레이닝이나 피부 관리 등 연예 활동에 필수적인 관리 항목은 기본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아침 방송 프로그램에서 ‘새로 이사한 집’, ‘생애 첫 내 집 장만’, ‘전원생활 엿보기’ 등의 타이틀로 소개되는 연예인들의 집 공개는 대부분 일종의 광고 방송이다. 전체적인 공사뿐 아니라 가구와 벽지, 조명, 전자제품 등 집수리와 장식의 상당 부분이 협찬이다. 아이들 공부방만 공개했다면 아이들 방 인테리어를, 거실에 새로 꾸민 실내 정원을 소개했다면 공사를 협찬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정 조리 기구를 이용해 음식을 한다면 협찬을 통해 사전에 조율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집 자체가 협찬일 수도 있다. 탁 트인 전망, 서울과 가깝다는 교통편 강조, 집 주변을 산책하는 장면 등도 미분양 아파트의 은밀한 광고를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연출일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냄비나 국자, 도마 등 주방용품 일체와 욕실 선반에 올려놓은 샴푸, 비누 그리고 슬리퍼까지 협찬제품이 완벽하게 세팅되기도 한다.

한편, ‘연예인의 관리’라고 하면 보통 성형외과나 피부과를 떠올리는데 안과나 치과, 산부인과에 이르기까지 진료 과목을 가리지 않고 협찬이 진행된다. 출산 과정과 산후조리 등을 공개하는 것도 산부인과 및 산후조리원의 협찬에 의한 경우가 많다. 연예인의 결혼은 협찬 박람회라고도 할 수 있다. 결혼식장부터 드레스, 헤어, 메이크업, 신혼여행까지 모두 협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거기에 식대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다는 후문이다. 결혼 이후 이어지는 연예인의 임신부터 출산, 돌잔치 등은 협찬 로드의 긴 여정이 된다. 앞서 말한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뿐 아니라 육아용품부터 아이가 다니는 소아과, 교육용품, 책, 교육기관에 이르기까지 일상이 다 협찬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협찬! 공짜는 앙대요~”
알쏭달쏭 협찬 할인율

협찬은 모두 공짜일까? 연예인 DC는 말 그대로 할인이고? 사실 정의를 내리기엔 모호한 면이 있다. 말 그대로 협찬은 방송이나 잡지 등 언론 노출을 위해 단순히 ‘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 협찬이란 이름 아래 광고 계약을 맺거나 공짜로 제공하는 것까지 포괄적이기 때문이다. 흔히 ‘공항 패션’이라 불리는 연예인들의 제품 노출은 철저한 광고 계약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특정 브랜드의 옷과 가방, 신발 등을 착용하는 대가를 받는다. 특A급으로 분류되는 연예인의 경우 대략 2천만원대를 호가하지만 통상적으로 200만~300만원대다. 헤어나 메이크업과 같은 뷰티숍은 대부분 월말에 결제한다. A급 여배우 기준 500만원대인데, 통상 50% 이상 할인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커트나 드라이 같은 경우는 서비스 항목으로 계산하지 않는다. 완전 공짜 관리를 받기도 하는데, 이 경우 자신의 헤어나 메이크업 담당자를 광고나 행사 촬영시 스태프로 지명해주고 수입원을 보존해주기도 한다.

패션, 주얼리 관련 론칭 행사는 사전에 해당 브랜드에서 증정 형식으로 행사 당일에 입을 옷과 가방, 보석 등을 제공받는 경우가 상당수다. 또 매번 담당자와 협의해 할인받는 과정을 번거로워하는 연예인들을 위해 일종의 ‘스타 카드’가 발급되기도 하는데, 이게 알짜다. 한도는 최소 200만원부터 시작한다. 해당 카드를 제시하고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식인데, 물론 치밀한 홍보 노출에 대해 사전에 조율된다. 스타 카드라고 모두 공짜 쇼핑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소위 연예인 DC를 위한 상시 할인 카드도 있다.

집 공개 프로그램은 전체 협찬 금액을 사전에 협상하는 경우가 많다. 적게는 1천~2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에 육박한다. ‘우리 집은 몇 천만원 이상’으로 협찬 총액을 연예인 쪽에서 직접 고지하기도 한다. 성형외과나 피부과도 연예인 할인은 관례처럼 존재한다. 하지만 의료 원가라는 게 있기 때문에 완전한 공짜는 거의 없다. 적게는 10% 전후의 할인, 많게는 50% 할인이다. 통상적으로 진료비의 20% 전후가 가장 많다. 진료 방문 사진 등을 병원 홍보에 사용하는 목적으로 단발성 공짜 진료를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성형외과나 피부과 진료 사실은 연예인들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어서, 아예 진료 사실을 외부에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제값’을 내고 다니는 경우도 많다.

부동산도 예외는 아니다. ‘VIP 마케팅’이란 명목하에 연예인 할인을 해주기도 한다. 대신 부동산 자체가 워낙 고가여서 완전 공짜는 없고, 적게는 분양가의 10%에서 많게는 30% 선에서 할인 분양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헐값으로 임대를 해주기도 하는데, 대개 3년 기한에 시세의 반값 보증금 방식이다. 하지만 공짜 분양은 없어도 3년 기한의 공짜 임대는 암암리에 이뤄진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협찬! 느낌 아니까~”
천태만상 협찬 뒷이야기

“나는 뼛속까지 협찬”이라던 모 여자 연예인의 발언은 협찬에 대한 인식을 잘 보여준다. 모든 일상을 협찬받기로 악명 높은 한 연예인 부부에게 오죽하면 지인이 “인기 떨어지면 어떻게 살래?”라며 걱정했을까. 사실 협찬은 악어와 악어새 같은 공생의 성격이 강하다. 필요충분조건이 빚어내는 완벽한 윈윈의 하모니랄까. 하지만 어디든 필요악은 존재한다. 말 못할 뒷이야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표준 계약서라도 정정당당히 썼다면 억울하진 않을 것이다.

월말 결제 방식의 뷰티숍은 떼먹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돈을 낸다 하더라도, 서비스로 제공되는 드라이나 커트 등을 ‘무제한’ 이용해 뷰티숍은 말 못할 속앓이를 한다. 잘나가는 중견 주부 연예인은 자녀의 학예회부터 친구 모임까지 각종 행사에 수시로 방문해 드라이와 메이크업을 공짜로 받을 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까지 동행해 공짜 인심을 쓴다. 그나마도 고마워하면 다행이다. ‘나한테 서비스해주고 있는 걸 감사히 생각하라’라는 태도로 일관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 홍보에 도움이 될 거라며 협찬을 제공받고는 홍보 사진이라도 걸라치면 사진 내리라며 ‘고소’ 운운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조금만 뜨면 바로 더 유명한 뷰티숍으로 옮겨버리기도 한다.

제일 많은 꼴불견 행태는 이른바 ‘먹튀’다. 자신의 인지도를 과시하면 홍보에 도움이 될 거라며 협찬을 요구한 뒤 홍보 단계에 와서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명예훼손 운운하며 홍보 사진 이용시 위약금을 물리겠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경우도 잦다. 모 여배우는 자신이 원하는 드레스가 이미 다른 연예인에게 협찬 약속이 돼 있자, 매장에 가서 자비로 구입하고는 미리 옷을 공개해버려 타 배우의 협찬 건마저 무산시키기도 했다. 언론에 사진이 찍힌 드레스를 다음날 가서 환불한 사실은 업계의 유명한 ‘비밀 아닌 비밀’이다. 집 공개의 경우 “바꿔주는 만큼 공개하겠다”라며 브랜드 리스트를 주는가 하면, 얼마 전 결혼한 모 여배우는 신혼집 옷방을 공개할 테니 특정 옷과 가방 등을 세팅해달라고 요구해 관계자들을 기함하게 만들었다고.

화제의 협찬 사건·사고
팝핀현준, 이코노미 좌석은 해주고도 욕먹는 협찬? 지난해 9월 공연예술가 팝핀현준의 SNS 글이 논란에 휩싸였다. 인천공항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미국 가는 항공권을 협찬으로 받았다는 글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 문장이었다. “이왕 해줄 거면 비즈니스(클래스)를 해주지. 하여간 해주고도 욕먹어요”라며 항공사의 대우에 대한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그가 협찬받은 항공권은 편도 200만원대로, 할인을 적용한다고 해도 170만원이 넘었다. 엄청난 협찬 특혜를 받았음에도 좌석 배치에 불만을 품은 것. 글은 삽시간에 인터넷에 퍼졌고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게다가 협찬 항공권은 항공사가 아닌 미국 공연 주최 측이 제공한 것이었고, 과거 방송에서 으리으리한 집을 공개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결국 팝핀현준은 해당 글을 삭제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며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미 여론은 싸늘하게 식은 뒤였다.

대체 어디까지 공짜일까? 연예인 협찬학 개론대체 어디까지 공짜일까? 연예인 협찬학 개론

천이슬, 성형 협찬 논란이 결국 법정 소송까지 탤런트 천이슬이 법정 소송에 휘말렸다. 상대는 강남 유명 성형외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3천만원대 진료비 청구 소송을 낸 것. 2012년 4월 천이슬은 전 소속사 매니저를 통해 해당 병원에서 양악수술 등을 받았다. 이후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다. 병원 측은 병원 홍보를 해주기로 한 성형 협찬이었으나 천이슬이 홍보 활동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천이슬 측은 이전 소속사와 병원이 맺은 계약으로 본인은 몰랐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천이슬의 유명세를 이용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천이슬은 앞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자연 미인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네티즌들은 이 발언이 갈등의 불씨를 당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성형 협찬을 해줬다는 병원과 방송의 재미를 위해 성형 사실을 숨긴 것이며 해당 계약은 모르는 일이라고 맞서는 천이슬. 성형 협찬은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다.

연예인이라 대학 장학금 받아요 연예인은 ‘연예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지나친 특혜라는 비난이 있지만 연예 활동과 관련된 과라면 대체로 용인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2010년 서울의 한 대학은 연예특기자 전형으로 최종 합격한 걸 그룹 멤버에게 4년간 장학금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학교 측은 연예인들에게 4년 내내 장학금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자동 면제가 되는 첫 학기를 제외하고 매 학기마다 교수회의 결과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로지 연예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장학금까지 줘가며 모셔온다는 모양새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일반 학생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썰전 “연예인 협찬에 숨겨진 거래는…”

공항패션, 시사회장 패션 등 연예인들의 협찬에 숨겨진 거래를 썰전이 파헤쳤다. A급 스타들의 경우 협찬 댓가로 1천만원이 넘는 돈을 받기도 한다고 밝혀 누리꾼들에 화제가 됐다.

15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에선 ‘공항부터 VIP 시사회까지 스타들의 은밀한 알바천국’이라는 주제로 협찬사와 연예인의 숨겨진 거래 등을 다뤘다.

유명 연예인이 착용한 선글라스, 티셔츠, 구두 등이 주요 포털에 올라와 인기 검색어가 되는 등, 이들의 패션은 이미 하나의 거대한 홍보 공간이 된지 오래다.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도 하나의 신조어가 됐다. 김구라는 비행기에서 왜 저런 옷을 입지? 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고, 강용석 역시 저 옷을 입고 장시간 비행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가졌다 라고 말했다.
허지웅은 공항패션이 위력적인 이유로 스타들이 레드카펫에서 드레스를 입은 모습보다 일상적인 실제 모습을 궁금해 하는 것 이라고 분석했다.

장동건-고소영 커플 등 A급으로 분류되는 유명 연예인들은 주로 ‘명품’을 걸치고 다니지만, 이마저도 언론에 보도되고 나면 불티나게 팔린다. 이 경우 연예인들은 1천만원이 넘는 댓가를 받기도 한다고 패널들은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통상 연예인들이 받는 협찬 비용은 200만~300만원 이나 한 협찬 업체는 A급 스타의 경우 1회 장착에 2천만원을 주기도 했다. 이같은 비용을 감수해도 홍보 효과가 더 크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허지웅은 지인들로부터 전해들은 연예인 협찬과 관련된 비화를 전하며 악용하는 스타들에 대해 밝혔다.

그는 현재 결혼해서 아이도 있는 여배우가 키즈 브랜드 런칭 소식을 듣고 해당 매장에서 천만 원어치의 물건을 가져갔다. 협찬이라며 가져간 물건이 알고 보니 전혀 이야기 되지 않은 상황이었단다 라고 말했다.

무분별한 협찬에 대한 경고도 했다. 박지윤은 결국 협찬은 공짜가 아니다. 스타와 협찬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한다 고 지적했다.